1월이 가기전에 24년도 회고를 정리해본다.
먼저 작년 회고를 한번 보았다. 1년차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일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던 시기였다. 과연 이때 당시 계획하고 예상했던 일이 잘 이루어졌을지? 회사 관점과 개인 관점으로 나누어보자.
회사 관점
디지털 교과서 사업
24년도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인프라가 정말 많이 확장되어, 이제 그걸 통합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데이터 거버넌스나 데이터 리니지 관리 등 체계를 잡아가는 업무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디지털 교과서라는 국가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모든 리소스가 해당 사업 개발 업무에 투입되었다. 데이터 팀도 하려던 데이터 체계를 잡는 업무를 하지 못하고 백엔드 개발만 진행했다. 일정이 정해져있는 과제여서 이 시기에는 야근과 주말업무가 거의 일상적으로 이루어졌다. 체력적으로 너무 한계가 와서 매우 힘들었던 시기였다. 어떻게든 지나가길 바라며 버텼는데 결론적으로 교과서 채택이 되긴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타 출판사와의 협업, 교육부의 요구조건, 회사 내부에서의 요구조건 등 복잡한 요구사항이 많았다. 단순히 회사 내부에서 기획한 사항으로 개발하는 것보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잘 추상화해서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하면서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해 적당히 타협하게 되면 쌓이는 기술 부채까지 짧은 시간내에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다. 이래서 소프트웨어 공학과 많은 개발 방법론이 나오게 된거구나 싶었다.
인프라 문어발 확장
여러가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 많다보니 각자 다른 인프라를 세팅해야 하는 경우가 생겼다. 특히 원래 AWS를 사용했는데 디지털 교과서는 NCP를 사용해야 해서 코드랑 깃헙 액션 같은 부분을 다 분리하고 새로 작성해야 했다. 초반에는 브랜치를 나누고 모든걸 분리해서 코드가 거의 수동배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바쁜 시기가 지나고 24년 연말에 하나의 코드베이스로 각 인프라 마다 분기를 타서 돌 수 있도록 도커와 깃헙액션을 수정하고 코드도 리팩토링을 했다. 이게 각 서비스를 하나하나 테스트하면서 넘어가야하다보니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는데 그래도 한번 해놓으니 훨씬 편해져 뿌듯한 업무중 하나다. 다만 아직 완전히 모든 인프라가 정리된게 아니라서 배포 프로세스에 많이 애를 먹고 있긴하다. 도메인이랑 인프라가 너무 많아서 혼란이 와서 개발팀 모두 열심히 정리하려고 노력중이다. 이 작업으로 인프라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올라갔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껴 쿠버네티스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느꼈다.
개인 관점
작년 회고를 보니 깊이를 더할 때고 책도 많이 읽겠다 이런 이야기를 적었던데, 책은 그래도 꾸준히 읽고 정리도 했다. 그렇다면 깊이는..? 어느정도 깊어졌다고 명확히 이야기 할 순 없지만 그래도 object, 파이썬 아키텍처 패턴, DDD 스터디에 참여하며 이전보다 추상적인 말에 많이 동의하게 됐다. 왜냐면 이전에는 DDD에서 말하는 도메인이 도대체 뭔지 모르고 그냥 레이어 흉내만 냈었는데 이젠 역으로 아 이래서 이런 아키텍처 패턴이 나왔구나를 체감하게 되었다. 공부할 때 그저 외우기만 하던 개념들이 실무와 맞물리면서 저런 역체감 경험을 많이 했다. 확실히 경험으로만 체득하는 것과 이론을 알면서 체득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 꾸준한 공부는 필수라고 생각했다.
마무리
지난 일년을 돌아보니 많은 도전과 변화속에서 성장한 부분도 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특히 데이터 엔지니어로서 도움이 될만한 업무를 많이 진행 못했다. 이제 2년이 넘어가는데 내가 가진 특별한 강점이 뭐지? 라고 생각했을 때 참 애매한것 같다. 스타트업 특성상 정말 이상한 온갖 업무를 맡게 되어 제 업무조차 뒷전이 되버리는 경우가 일쑤다. 그 과정에서 중심을 지키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다. 회사입장에서도 보면 비즈니스적 가치가 있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다른 일이 치고 들어온다. 물론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면 가치있는 일을 해냈을 때 보상이 어떠한가 하면 그것도 현재는 아쉽다. 이런 고민 때문에 회고가 늦어졌는데 25년에는 확실한 노선을 정해 선택을 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
25년에는 이렇게 일하고(일하는 환경에 있고) 싶다.
- 보다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일하기
- 나만의 강점 기술적 깊이 쌓기
- 빨리 가기보다 제대로 하기
올해는 단순히 바쁘게 일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의미있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해가 될 것 같다.